기차가 지나가도 서지 않는 역

역원은 무심히 나와서 의미 없는 깃발을 흔들고

기차의 마지막 칸이 다 지나가기도 전에

이미 발길을 돌려버린다



산 그늘이 내려앉은 텅빈 플랫홈

코스모스 몇 송이만 한가로이 졸고 있다

어디서 날라 왔는지

잠자리 한 마리가 피곤한 날개 죽지 비비며 숨을 고르고

아무렇게나 뒹구는 낙엽 한잎이

잠시나마 고향의 고느즉함을 느끼게 한다



한쪽 모퉁이에

외로이 앉아있는 들꽃 같은 아낙네

기다림에 지친 어깨위로 허전한 노을은 붉게타고

잠시 쉬어 가고픈 여정의 순간들은

기적 소리처럼 멀리 사라진체

아픈 세월의 잔흔은 또다시 여음이 되어

텅빈 가슴으로 되돌아 오고...



기차가 지나도 서지 않는 역

오늘도 그리고 늘 그랬듯이

빛 바랜 그리움만 안은체

마지막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경상북도 보건환경산림국장  남  성  대 약력

·경북 군위에서 출생

·육군사관학교, 경북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1990년〔우리문학〕신인상수상, 등단

·대구문인협회, 경상북도 공무원 회원

·경상북도 지방과장, 경상북도 청도군 부군수, 경상북도 문경시 부시장, 경북도청 비서실장을 거쳐 현재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