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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도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다.

회차
제 57호 협회 회보
작성일
2007.02.28. 15:45:00
조회
16030
첨부
이주여성도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다.
  유 명 희 사제(성공회 안동교회)


그날 하필 내가 갔을 때 영원한 모순(?)이라 일컫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고 말았다. 활달하고 명랑한 외국인 여성(결혼이주여성)인 이 집

며느리와 나는 가끔씩 만나서 서툴은 대화지만 안부도 묻고 그녀의 다른 친구들에 대한

소식도 듣고 하던 사이였다. 내가 들렀을때 때마침 일을 마치고 들어오신

시어머니는 아들 방에 들어오셨다. 장애가 있는 아들이 늦게 결혼하여

아기가 없던 집에 아기가 생기니 낮에 일하시면서 눈에 밟히기만 하는 손녀 생각에 안달하셨나보다.

손녀의 이름을 부르시며 한달음에 들어오신 시어머니는 나를 보시고는 하소연 하신다. ";야아 친구들이

놀러와서..여러번 자고가고.. 해 먹고, 말도 안통하고.... 좀 말좀 해 주소"; 생활 습관의 차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것, 그러니 서로 상당히 불편한 상태였던 것 같다. 며느리로 부터는 시어머니에 대해 여러번 들었다.

`노크도 없이 방에 불쑥 불쑥 들어오시고, 식사할 때 반찬을 집어주시고 이것 먹어라, 저것 먹어라` 일일이 간

섭하는 시어머니의 무례함(?)을 내게 일러준적이 있다. 그간 생활하며 쌓여진 사소한 오해와 감정들은 이날,

급기야 폭발 하고 말았다. 서로 다른 언어로 큰 소리를 질러대다 일촉측발의 순간 격해진 감정과 체격의 차이

는 팽팽한 위기감조차 들었다.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라 판단한 조그만 며느리는 아이를 안고 옆문으로 빠져

나갔다. 그리고 우리 교회로 와서 나와 함께 늦게까지 있다 찾아온 남편과 한참을 대화하고, 다짐하고 다짐받

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어쨌든 이날 저녁시간은 고스란히 이 집안 고부 갈등의 한 가운데에서 함께 하였다.


한국남성과 결혼한 이주 여성들에게 시어머니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말하는 것을여러번 듣는다. 시어머니

는 비밀이 없는, 다시 말해 비밀을 지킬 줄 모르는 사람이다. 자기 집안에서 일어난 일들을 온동네 사람들에게

다 말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다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 자신의 실수한 행동과 관련된 일이었던 듯 하다. 또한

많은 경우 그녀들에게 남편과 시어머니의 관계는 아내인 자신들보다도 더 가까운 것같은 기이한 모습으로 비

쳐지는 것에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아내인 자신들의 말보다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 번번이 바뀌는 일, 다르게

행동하는 남편과 재정적인 권한을 시어머니가 갖고 있는 것 등이다. 이주여성 전부가 그렇지는 않지만 한국여

성들이 꺼리는 농촌 노총각, 장애인, 저소득자인 남편을 만나게 되는 출발부터 경제적인 어려움을 안고있기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남편의 넉넉지 않은 경제활동은 자연히 어른(시어머님)의 말씀에 더 귀기울이고 더 따르게 될 것임에 어쩌랴

싶다. 시내에서도 볼수 있고 한적한 시골 도로 가에도 걸려있는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oo결혼정보상담

소`라고 쓰여있는 프랭카드가 어느새 익숙한듯 우리 눈에 들어오고 있다. 다른 사업에 종사하시는 내가 아는

한 분도 이 사업이 많이 남는다하여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들었다.

이삼십대인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온지 1,2년이 지나면 아기를 낳는다. 한 출산한 여성을 찾아 시내병원에 들른

적이 있다. 4인실 병실에는 베트남, 필리핀, 조선족, 한국의 여성들이 각각 출산하고 조리중인 국제적 상황이었

다. 다른 곳은 다 변해도 한국의 전통을 고수할 것 같고 가장 한국적인 양반 도시라는 ??안동??도 시대적 흐름}

에는 따라갈 수 밖에 없나보다.

참 달라져도 너무나 달라져 있는 우리 시대 삶의 한 모습인 이주여성들의 존재는 한국남성과 결혼한지 2년이

지난후에 주어지는 주민등록증 발급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일원이 되며 우리 사회 속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

리나라의 주권을 부여받은 국민으로 살긴 하지만 이들에게 한국말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엄마의 서툴은

한국말을 들으며 자라는 코시안(Korean-Asian)이라 부르는 이들 2세의 교육도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이주여성들과 만난지 3년이 되어가며 지금 1주일에 한번 정기적으로 모여 노래 배우는 시간을 갖고 있다. 서울

교회로부터 지원받아 하고 있다. 성탄절을 맞아 이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해서 캐롤송도 부르고 배운 노래

들을 들려주는 작은 음악회를 할 계획이다.

난 앞으로 이주여성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고자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오고 가다 들러서 차 한잔 마시며 사는 얘기도 하고 들으며, 삶이 고달프고 지치면 와서 쉬어가는 쉼터(Shelter

House)말이다. 물론 쉼터 고유의 역할인 가정폭력의 피해에서 보호처로도 됨은 당연할 것이다. 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쉼터의 이름도 지었다. 이 이름이 붙여진 쉼터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이주여성들만의 공간

을 우선 내 마음 속에 그려본다.



성공회 안동교회 유 명 희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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