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박 우 목

찬물로 갓 세수한 스물한 살의 청신한 얼굴이라는 오월도 가 고 계절의 색깔이

짙어지고 깊어가고 있다.열악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늘 같은 느낌으로 우리에

게 다가오는 자연은 과해서 넘치지도, 부족해서 궁색하지도 않은 조화로운 모습

으로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개원하여 일선의 한 모서리에 선지도 벌써 이십년이 지났다.

초심을 유지하려고 애쓴기억과 그렇지 못한 아쉬움이 늘 섞여온 세월인 것 같다.

선배를 존경하고 후배를 아끼는 생각의 배경에는 개인적인 경험과 회환에 어쩌면 편견이

투영된 극히 주관적인 것일 수도 있다.하지만 매순간 무엇이 옳고 그른가 하는 판단과 방

향을 상식과 보편 타당적인 객관성에 두고 보더라도 용납되지 않을 만큼 ‘과’한 모습, 즉,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모습들이 있다.사전적인 의미로 같은 일자리에 있는 사람을

‘동료’라 하고 둘 이상이 함께 길을 가는 것을 ‘동행’이라고 한다.그렇지만 이 ‘동료’와

‘동행’이라는 말은 ‘조화로운 함께’와 ‘사려 깊은 배려’를 품고 있다.

가끔 같은 일을 함께 하는 치과의사가 동료가 아닌 이질감을 느끼게 할 때가 점점 많아

지고 있다.‘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라 서로 다투지 않고 조화롭게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노자의 말씀대로 우리가 꼭 물처럼 살수는 없다 하더라도 흐르는 물을

방해하는 미운 바위는 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날로 발전하는 디지털세상에서

치과에 가지 않고도 쉽게 치과상식을 접하는 환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해마다 늘어나는

치과 수, 그리고 정부당국의 일방적인 의료정책을 단순히 치과간의 확보된 경쟁력만으

로는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치열한 경쟁 속에 과대광고, 과대선전, 남에 대한 비방을

국민들의 치과에 대한 불신만 더하기 때문이다.

동료와 동행의 ‘동’(同)과 노자의 ‘물’(水)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면 너무 비현실적일까?,

뜨거운 햇빛의 해답을 시원한 그늘에서 찾듯이 앞으로만 치닫는 현실의 문제를 여유있는

느긋함으로 접근해 보아도 좋을 듯 싶다. 우리 모두 같은 일을 하는 치과의사로서 앞서려

는 오만과 뒤처지는 나태를 어우러서 함께 간다면 유치하기도 부끄럽기도한 우리의 치부

는 잘 해결 될 것이라 믿어진다.옆 건물의 후배나 바로 앞집의 선배는 모두 동료로서 흐

르는 물처럼 동행하여야 하지 않을까?



오래 전에 체코작가‘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작가가 말하는 무게의 비교와는 다르게

치과 유니트와 내 영혼의 무게를 비교하다가 혼자서 웃고 말았다.

진정 우리가 참을 수 없는 것이 지갑의 가벼움이 아니길 빌어본다.

포항 박 우 목 치과의원장 박 우 목